2012년
‘연예가중계’ MC들의 한심한 농담
블루마블1
2012. 3. 11. 13:53
- ‘연예가중계’ MC들의 한심한 농담
- 엔터미디어
- 정덕현
- 입력 2012.03.11 13:25
- 2012.03.11 13:27 수정
- '연예가중계', MC들의 사생팬 농담 적절했을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신현준씨는 사생팬 있으신가요?" "네 있습니다. 탁재훈씨입니다. '연예가중계'의 팬이니까요. 방송보고 있을 거예요. 탁재훈씨 저도 사생활이 있으니까요 조금만 자제해주십시오." "두 분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시죠?" "싸우지는 않아요." "박은영 아나운서 오늘따라 예쁘십니다. (제가) 박은영 아나운서 팬입니다." "사생팬은 아니시구요?" "사생팬은 아니구요." "다행입니다. 저도 팬이예요." "사생팬 아니죠?"
'연예가중계'의 JYJ 사생팬을 다룬 VCR이 끝나고 나눈 MC들의 멘트는 과연 적절했을까. VCR 내용 중에도 "사생팬은 스토커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인터뷰가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사생팬을 인기 있으면 응당 갖게 되는 조금 극성스러운 팬(?) 정도로 다룬 이 농담들은 이 사안의 중대함과 어울렸을까. 누군가는 끊임없는 스토킹에 멘탈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을 전하면서 웃고 떠드는 농담이라니.
사실 이 JYJ를 다룬 코너의 자료들에서 JYJ측의 공식적인 이야기(연예가중계가 직접 취재한)는 없었다. 그것은 대부분 이미 언론을 통해 발표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다뤄졌고, 오히려 이번 음성파일을 공개한 언론사의 기자 인터뷰와 그 파일 속의 인물(사생팬)이라는 이들의 인터뷰 내용이 들어 있었다. 결국 JYJ를 다루면서 직접 JYJ의 공식입장은 취재하지 않은 셈이다. 다른 매체나 프로그램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예가중계' 아닌가. 무려 28년이 넘게 연예가를 다루던 프로그램이라면 JYJ쪽과 연결해보려는 시도는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코너 속 내용에는 물론 사생팬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코너의 전체 뉘앙스는 그것보다는 그 선정적인 자극에 더 닿아있는 느낌이다. 이것은 JYJ의 음성파일을 공개한 언론사의 입장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마치 연예인과 사생팬의 문제를 다루는 것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와 그 사실이 가진 자극에 초점이 가 있는 것. 이런 태도이기 때문에 코너의 후토크에서 MC들이 이런 농담을 주고받는 상황이 가능한 것일 게다. 게다가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편집에 집어넣은 웃음소리는 또 뭔가.
지난 빅뱅 관련 보도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최근 '연예가중계'에 대한 비판 여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연예가중계'의 시청자게시판에 빗발치는 항의와 사과방송 요구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무리 연예가의 이야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재미의 포인트를 찾으려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그것 역시 하나의 정보이다. 하물며 이처럼 사회문제로서 바라봐야할 사안에 대해서 그저 하나의 가십처럼 보도되고, 거기에 깔깔대며 농담을 덧붙이는 식이라니. 이것은 실로 '연예가중계'라는 프로그램의 방송철학 부재를 드러내는 건 아닐까.
이제 정보 하나는 심지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시대다. 그것도 공영방송이라면 그 정보의 힘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런 힘을 가졌다면 그만한 책임 역시 필요할 것이다. 오래도록 해오면서 기술만 늘고 철학이 없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다. 오히려 훨씬 더 교묘한 자극으로만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가중계'의 이번 JYJ 관련 방송 태도는 마치 두드려 맞는 누군가를 보며 낄낄 웃고 농담하는 것 같은 불쾌감을 안겨주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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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신현준씨는 사생팬 있으신가요?" "네 있습니다. 탁재훈씨입니다. '연예가중계'의 팬이니까요. 방송보고 있을 거예요. 탁재훈씨 저도 사생활이 있으니까요 조금만 자제해주십시오." "두 분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시죠?" "싸우지는 않아요." "박은영 아나운서 오늘따라 예쁘십니다. (제가) 박은영 아나운서 팬입니다." "사생팬은 아니시구요?" "사생팬은 아니구요." "다행입니다. 저도 팬이예요." "사생팬 아니죠?"
사실 이 JYJ를 다룬 코너의 자료들에서 JYJ측의 공식적인 이야기(연예가중계가 직접 취재한)는 없었다. 그것은 대부분 이미 언론을 통해 발표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다뤄졌고, 오히려 이번 음성파일을 공개한 언론사의 기자 인터뷰와 그 파일 속의 인물(사생팬)이라는 이들의 인터뷰 내용이 들어 있었다. 결국 JYJ를 다루면서 직접 JYJ의 공식입장은 취재하지 않은 셈이다. 다른 매체나 프로그램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예가중계' 아닌가. 무려 28년이 넘게 연예가를 다루던 프로그램이라면 JYJ쪽과 연결해보려는 시도는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코너 속 내용에는 물론 사생팬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코너의 전체 뉘앙스는 그것보다는 그 선정적인 자극에 더 닿아있는 느낌이다. 이것은 JYJ의 음성파일을 공개한 언론사의 입장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마치 연예인과 사생팬의 문제를 다루는 것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와 그 사실이 가진 자극에 초점이 가 있는 것. 이런 태도이기 때문에 코너의 후토크에서 MC들이 이런 농담을 주고받는 상황이 가능한 것일 게다. 게다가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편집에 집어넣은 웃음소리는 또 뭔가.
지난 빅뱅 관련 보도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최근 '연예가중계'에 대한 비판 여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연예가중계'의 시청자게시판에 빗발치는 항의와 사과방송 요구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무리 연예가의 이야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재미의 포인트를 찾으려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그것 역시 하나의 정보이다. 하물며 이처럼 사회문제로서 바라봐야할 사안에 대해서 그저 하나의 가십처럼 보도되고, 거기에 깔깔대며 농담을 덧붙이는 식이라니. 이것은 실로 '연예가중계'라는 프로그램의 방송철학 부재를 드러내는 건 아닐까.
이제 정보 하나는 심지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시대다. 그것도 공영방송이라면 그 정보의 힘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런 힘을 가졌다면 그만한 책임 역시 필요할 것이다. 오래도록 해오면서 기술만 늘고 철학이 없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다. 오히려 훨씬 더 교묘한 자극으로만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가중계'의 이번 JYJ 관련 방송 태도는 마치 두드려 맞는 누군가를 보며 낄낄 웃고 농담하는 것 같은 불쾌감을 안겨주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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